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김이듬, 오해하는 오후
kaydiary
2024. 11. 18. 23:47
천변을 걷는다 추리닝 위에 코트 차림 춥구나 왜가리 한 마리 서 있다 외로운 느낌을 주려고 서 있는 게 아닐 텐데 외로울 것 같다고 나는 느낀다 부여하는 어떤 마음도 한 개 어휘와 매치가 안 된다 어젯밤 술을 많이 마시고 동일시하지 말라고 소리쳤던 기억이 난다 최대한 발소리를 죽이느라 멈춰섰지만 왜가리는 날아간다 날아가지 마 날 버리지 마 지난밤 술을 마시고
나는 나무를 붙잡고 있다 무슨 나무인지 짐작은 가지만 이름 맞히긴 섣부르다 다시 천변을 걸어간다 비슷한 나무가 비슷한 간격으로 있다 나중에 불러줄게 사람들이 멋대로 붙인 이름이긴 하지만 너 혼자의 이름도 아니지만 조만간 꽃을 피우겠지 미안하지만 난 말이지 부끄럽게도 꽃을 봐야 나무를 알 수 있는 있단다 기다릴게 남아서 섣불리 서로를 오해하지 않도록